2023 멧 갈라의 주제는 2019년 세상을 떠난 패션 디자이너 고(故) 칼 라거펠트를 기리는 '칼 라거펠트: 아름다움의 선'(Karl Lagerfeld: A Line of Beauty)이다.
칼 라거펠드는 1933년 독일 북부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라거펠트는 학교에서 패션 디자인 공부를 하지 않았다. 예술과 독서를 좋아했던 그는 1952년 프랑스로 이주하여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에서 주최한 콘테스트에서 코트 부문 1등을 수상하며 파리 패션계에 입문했다. 1955년부터 피에르 발망 밑에서 수습 디자이너로 3년 간 일한 그는 1960년대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스스로의 실력을 발전시켰다. 패션계에서는 1964년 ‘끌로에’ 수석디자이너로 부임해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시작으로 1965년에 펜디의 모피 의상으로 유명해진다. 펜디는 가문의 딸인 실비아 벤추리니 펜디가 가방을 포함한 액세서리와 남성복을 맡고, 라거펠트가 여성복을 지휘하면서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 현재의 펜디를 상징하는 더블 F로고 또한 펜디 가문의 딸들과 라거펠트가 함께 창조한 것이다.
1982년 마침내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입성하게 된 그는 이후 지금까지 37년간 샤넬의 수장으로서 전 세계 패션계를 장악했다. 그의 합류로 샤넬 또한 브랜드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마담 샤넬 사망 후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샤넬은 올드한 클래식 브랜드로만 여겨졌다. 라거펠트는 이런 샤넬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마담 샤넬의 정신과 샤넬 스타일의 핵심 디자인 요소들에는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소재와 대담한 재단 등 자신이 생각한 시대적 혁신 요소들을 조합했다. 1991년 격식 있는 상류층 패션의 대명사였던 샤넬 슈트를 ‘진(jean)’ 룩으로 선보이며 트위트 재킷과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했을 때 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에도 샤넬 슈트에 바이커 룩을 접목시킨 가죽 슈트를 만들어내는 등 라거펠트의 혁신은 계속됐다.
‘샤넬 라인' 즉 무릎 아래로 오는 길이로 불릴 만큼 정숙하고 우아한 여성의 대명사였던 샤넬 슈트는 남성 속옷 또는 반바지와 매치되는가 하면, 모델들이 재킷을 오픈한 채 가슴을 드러내고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때문에 전통적인 샤넬 스타일의 추종자들은 “라거펠트가 점점 샤넬 스타일에 불손함을 더한다”며 그를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디자인을 허를 찌르는 새로움, 유머와 현대성을 불어넣은 혁신이라며 박수를 보내는 사람도 많았다. 맨 다리가 훤히 보이는 비닐 바지, 내용물이 다 보이는 비닐 백 등 ‘저걸 실제로 사용할 수 있을까’ 할 만큼 그는 매 시즌 패션계의 이슈를 몰고 다녔다.
그는 ‘팔방미인 칼’로도 불렸다. 패션 디자인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예가 사진가로서의 활약이다. 1987년 우연한 계기로 샤넬의 화보 촬영을 하게 된 그는 이후 샤넬 광고 사진을 직접 찍게 된다. 옷을 디자인하고, 그 옷을 모델에게 어떻게 입힐지 스타일링하고, 광고 사진까지 직접 찍는 천재였다. 최근 몇 년간은 광고 영상도 직접 감독했다. 또 오페라 무대 의상을 만들기도 했고, 패션과 현대미술을 융합한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다. 또 『황제의 새옷』이라는 어린이 책 일러스트를 그리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늘 이슈를 몰고 다녔다. 2000년 그는 젊은 패션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이 디자인한 디올 옴므 수트를 입기 위해 무려 42kg이나 다이어트를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아름다운 옷에 대한 욕망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일화다. 하지만 예부터 지금까지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검은 선글라스와 포니테일의 흰머리, 검은 슈트, 검은 손가락장갑을 낀 모습이었다.
라거펠트는 휴가도 잘 안가는 일 중독자로도 유명했다. 또 엄청난 독서광으로도 유명한데, 92년 그의 집을 방문했던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가 4개국에 7개의 집을 소유하고 있으며, 각각의 집은 박물관급 앤티크 가구와 아트 작품들로 장식됐고, 25만여 권의 책이 소장돼 있다고 전했다.
버마산 애완묘 ‘슈페트(shupette)’로도 화제가 됐다. 루이비통 캐리어와 은식기를 사용하고 전속 하녀 두 명과 운전기사, 주치의를 거느린 이 고양이를 두고 라거펠트는 “나의 집에서 나는 별로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슈페트는 늘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존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제니는 샤넬의 복고풍의 흰색 미니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제니는 여기에 검은색 타이즈와 하이힐, 롱 글러브를 매치하고, 목에는 초커를 착용해 멋스러운 블랙 앤 화이트 룩을 완성했다.
2023 봄-여름 프리-컬렉션
2023 '멧 갈라(Met Gala )' 참석한 송혜교. 제니. 최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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