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소설의 유행과 함께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책을 읽어주는 직업가는 '전기수'였습니다. 전기수는 강창사, 강담사 또는 이야기 주머니라는 뜻으로 ‘설랑’이라고도 했는데, 이들은 책을 읽어주거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돈을 버는 사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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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가 소설을 구연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1. 소설을 듣고자 하는 사람의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구연하는 것이다.
2.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저자에서 사람들을 모아놓고 읽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대개 양반가나 경제력이 있는 중인, 특히 노인과 부녀자들에서 유행했습니다. 한글소설은 구어체로 되어 있어 누군가 읽어주기만 해도 실감 나게 들을 수 있었거든요. 눈이 어두운 노인들이나 글을 모르는 부녀자들의 경우에는 들어서 감상하는 것이 편했을 것입니다. 바깥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소설듣기는 아주 훌륭한 소일거리였을 겁니다. 전기수가 집에 방문하면 그 집에서는 숙식을 해결해 주고 수고비를 주는 것이 관례였다고 합니다.
반면, 후자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에게 그 자리에서 약간씩의 돈을 받았습니다. 지금 화면의 이 글은 전기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전기수는 동대문 밖에 살았다. 언문 소설을 잘 낭송했는데, 숙향전, 소대성전, 심청전, 설인귀전 같은 것들이었다.…… 워낙 재미있게 읽는 까닭에 구경하는 청중들이 빙 둘러싸고 있다. 그는 읽다가 아주 긴박해서 가장 들을 만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문득 읽기를 딱 멈춘다. 그러면 청중들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다투어 돈을 던진다.(조수삼, ≪추재집≫) |
이 구절을 보고 있노라면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납니다. 한창 재미있게 소설을 읽다가 제일 중요한 부분에서 멈춘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춘향전을 한참 읽다가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어사출두 부분에서 멈추거나 흥부전을 읽다가 박 타는 장면에서 끊는 것이죠. 그럼 이야기를 듣던 사람들은 너무 궁금하고 답답해서 앞다퉈 돈을 던졌고, 어느 정도 돈이 쌓이고 난 후에야 비로소 이야기를 다시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런 방법을 당시 ‘요전법(돈을 맞이하다.’라는 요전(邀錢)의 뜻풀이처럼 청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돈을 버는 하나의 상술이었다)’ 또는 ‘격전법’이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대부분의 전기수들이 이런 방식으로 돈을 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여러분도 드라마를 보다가 한창 흥미로운 부분에서 딱 끝나면 너무 궁금한 나머지 드라마 제작자를 원망하며 다음 회를 기다렸던 경험이 한 두 번씩은 있으실 텐데요. 그 때의 기분을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스피치 잘하는 법. 자기소개 잘하는 법. 스탠딩 스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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