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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 관한 시(詩)/함석헌. 유안진

by 달러박스 2024. 9. 24.

그래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헌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주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은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방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함석헌-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아침책상산문선 1)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저자
유안진
출판
아침책상
출판일
2014.01.20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자식 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할 수 있으랴

 

영원히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도 없고

 

순수한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론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 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 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 두 곳 한 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되새겨질 자신이 되었을걸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 할 재간이 없다.

 

나도 도를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 않고

 

내 친구도 성현 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자리서 탄로 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바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 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리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 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 일을 하되

 

미친 듯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 구름을 바라보다가

 

까닭 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 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처럼 품위 있게

 

군밤은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 때는 백작부인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 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의 꽃을 사서 그에게 들려줘도 그는 날 주책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 게다

 

나 또한 그의 눈에 눈곱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 해도

 

그의 숙녀 됨이나 신사다움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 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니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에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현대사회에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친구를 사귀는 것을 추천합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친구는 많지 않습니다. 진정한 친구는 어려울 때나 힘들 때나 항상 옆에 있어 줍니다. 어려운 부탁을 해도 거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일처럼 도와줍니다.

친구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좋은 친구를 선택하고 그들과 함께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좋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이익도 생각해야 합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은 힘이듭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가능합니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거나 새로운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좋은 친구란 이해하고 존중하며, 도움을 주고 서로를 신뢰하며, 지지하고 즐거움을 주는 친구입니다. 좋은 친구는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합니다.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으며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지지하고 꿈과 목표를 응원하며 서로의 실패를 비난하지 않고 성공을 축하하며 성장을 응원합니다. 함석헌의 '그래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와 유안진의 ' 지란지교를 꿈꾸며' 와 같은  친구가 있다면 인생은 훈훈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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