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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무/ 제갈채. 수절채. 다산채

by 달러박스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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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채소는 무와 배추이다. 무, 배추는 일 년 내내 다양한 품종이 나오는데 대부분 철에 맞는 김치로 담가 먹는다. 김치 외에도 국이나 조림, 나물, 생채감으로 많이 이용하며, 예전에 겨울철에 채소가 귀할 때에는 무를 말려 두었다가 장아찌나 나물을 만들고, 무청도 말려서 시래기나물을 해 먹었다.

동치미

 

농촌에서는 무 밭에서 두 편으로 갈라 무를 뽑으며 흥겨운 무타령을 부르곤 하였다. 한쪽에서 선창 하면 다른 쪽에서 받아친다. “처녀에는 총각무, 부끄럽다 홍당무, 여덟아홉 열무, 입맞췄나 쪽무, 이쪽저쪽 양다리무, 방귀 뀌어 뽕밭무, 처녀팔뚝 미끈무, 물어봤자 왜무, 오자마자 가래무, 정들라 배드렁무, 첫날신방 단무, 단군기자 조선무, 크나마나 땅다리무······.”

무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즐겨 먹는다. 서양에도 무와 비슷한 것이 있지만 즐겨 먹지는 않는다. 무는 서양 사람에게는 가난한 식탁의 상징이었다. 로버트 브라우닝은 “4월이 오면 식탁에 오르는 지긋지긋한 무 음식이여.” 하며 가난을 한탄했고, 영국에서는 안주가 형편없을 때 “무와 소금(radish and salt)”이라고 표현한다.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으로 알려져 있으며, 동양의 무는 뿌리가 거의 흰색이지만 유럽에서는 색깔과 모양이 다양하다.

기원전 200년 피라미드 내부에 새겨진 비문에 무가 나오고, 중국에서는 『시경』에 순무가 나온다. 2세기경 제갈량(諸葛亮)이 원정을 할 때 가는 곳마다 순무를 심어서 군량으로 삼았는데, 이 때부터 무를 제갈채라 하였다고 한다. 8세기 중엽의 『봉씨견문록(封氏見聞錄)』에서는 백성들이 얄미운 관리가 매워서 못 견디겠다는 뜻으로 ‘참초(椒(초))’라 하였고, 맵기는 하지만 이보다는 견딜 만한 관리를 무 또는 생강에 비유했다고 한다. 당시의 무는 지금보다 작고 생강만큼 매웠던 것 같다. 『후한서』 「유분자전(劉盆子傳)」에 보면 장안에 적이 들어와 궁전을 둘러싸고 있을 때 1천 궁녀가 무를 먹으면서 끝까지 저항하여 ‘수절채’라 불렀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들어와 고려 때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규보는 「가포육영(家圃六詠)」이란 시에서 채마밭에 있는 여섯 가지 채소인 외, 가지, 순무, 파, 아욱, 박에 대하여 읊었는데 “순무(菁(정))를 담근 장아찌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김치 겨울 내내 반찬 되네. 뿌리는 땅 속에서 자꾸만 커져 서리 맞은 것 칼로 베어 먹으니 배와 같은 맛이지.” 하였으니 무로 김치를 담가 먹었음을 알 수 있다. 1500년대 허균의 『도문대작(屠門大嚼)』에는 전남 나주산 무가 달고 배처럼 즙이 많다고 씌어 있다.

무는 모양이 곧고, 갈라지거나 터지거나 잔뿌리가 많지 않은 것이 가장 좋다. 계절에 상관없이 늘 재배하지만 봄·여름 무는 싱겁고 물러 맛이 없고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에 나오는 김장 무가 가장 맛있다. 요즘에는 밉게 생긴 여자의 다리를 ‘무다리’라고 하지만 옛 한시(漢詩)에서는 미끈한 여자의 팔을 무로 비유하였다. 사내아이를 기다리는 옛 부녀자들은 두 갈래진 무를 캐면 허리춤에 숨겨 두었다가 야밤에 몰래 먹었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무는 ‘다산채(多産菜)’이기도 하다.

예부터 무를 많이 먹으면 속병이 없다고 할 정도로 무는 위장병에 좋은 식품이다. 무의 주성분인 양질의 수분과 다량의 비타민 C와 A 그리고 여러 효소 등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량이긴 하지만 양질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우리 식생활에서 부족하기 쉬운 라이신을 공급해 준다. 잎에는, 몸 속에서 비타민 A로 변하는 카로틴이 들어 있고 칼슘도 많다. 껍질에는 비타민 C가 무 속보다 두 배나 많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치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상대방의 속도 모르고 지레 바란다는 뜻인데, 이 속담으로 보아 떡을 먹을 때는 당연히 김칫국을 마셨음을 알 수 있다. 떡을 먹을 때는 보통 동치미나 나박김치 등 국물김치를 함께 먹는데 무로 만든 김치국물에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디아스타제는 전분 소화 효소로 무에 특히 많이 들어 있어 떡이나 밥 먹을 때 같이 먹으면 소화를 도와준다.

무는 뛰어난 천연 변비약이기도 하다. 무에 함유된 각종 효소가 소화를 돕고 장 기능을 좋게 해 주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먹을 때 무를 함께 먹으면 단백질 분해 효소인 에스테라제가 소화를 촉진시키며, 어패류와 함께 먹으면 비린내와 독성을 풀어 준다.

무나물


무로 만든 음식 중 김치류 다음으로 가장 많이 만드는 것이 무생채, 무나물, 뭇국 등이고, 육류나 생선으로 만드는 찜이나 찌개, 조림 등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무생채는 무를 채 썰어 소금에 절였다가 고춧가루와 식초, 기타 양념을 넣어 새콤하게 무치는데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의 ‘무생채’는 특이하게 간장(진간장)에 절였다가 만들었다. 무나물은 채썰어 청장(재래식 간장(국간장))으로 간을 하여 하얗게 무친다.

가을철에는 무를 썰어서 말려 두었다가 필요할 때 불려서 간장(진간장)으로 무친 장아찌가 있다. 날무로도 짭짤한 장아찌를 바로 만들 수 있는데 급히 만든다 하여 갑장과 또는숙장과 라고 한다. 무갑장과는 갸름한 막대 모양으로 썰어 간장(진간장)에 절여서 쇠고기와 함께 볶는다.

시대별김치. 삼국시대김치.고려시대김치.조선시대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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