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방은 조선시대 때 궁궐에 살고 있던 왕과 왕비 등 왕실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던 곳으로, 내소주방·외소주방·생물방 등으로 구분합니다. 경복궁 내 소주방은 일제강점기 때인 1915년 여러 전각들과 함께 헐려 없어졌다가 2011년 경복궁 소주방 복원공사가 시작되면서 2015년 5월 복원이 완료돼 일반에 공개된 바 있습니다. 수라간의 수라(水刺)는 원래 몽고어(蒙古語)로서 탕미(湯味)를 뜻하며, 수라를 짓는 주방(廚房)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더 자세하게 소주방과 수라간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소주방(燒廚房)
소주방은 조선시대 궁궐에서 살고 있던 왕과 왕비 등 왕실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던 곳으로, 수라상을 비롯해 왕실 잔칫상 등을 만들었던 궁중 요리원입니다.
소주방은 내소주방(內燒廚房)·외소주방(外燒廚房)·생물방(生物房)으로 구분합니다.
▶내소주방은 아침·점심·저녁의 일상 주식을 장만하던 곳입니다.
▶외소주방은 명절과 왕실가족의 경조사 등 행사 음식을 장만하던 곳입니다.
▶생물방은 수라 이외에 왕의 후식과 다과 등을 만드는 곳입니다.
궁궐에는 이 소주방 외에도 중간 부엌인 '퇴선간(退膳間)'이 있었다.
퇴선간은 왕의 침전과 내소주방 사이의 거리가 꽤 멀었기 때문에 지어진 공간으로, 음식을 한 번 더 데워 따뜻하게 해 두는 일을 했다.
특히 소주방은 2003~2004년 MBC를 통해 방영된 사극 <대장금>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국가유산청은 2011년 10월 5일 경복궁 2차 복원사업 중 첫 사업인 소주방 복원공사 기공식을 개최했으며, 4년여 만인 2015년 5월 복원을 완료해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소주방은 1395년 경복궁 창건 이후 궐내 제반 시설을 정비하면서 건립되었고,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고종 2년(1865) 경복궁 재건 시 다시 지어졌습니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가 개최되면서 여러 전각들과 함께 헐려 없어진 바 있습니다.
소주방은 왕의 수라를 마련하던 궁궐 내부의 부엌입니다. 궁궐 내의 음식을 담당하는 부서에서는 왕실의 일상적인 식사를 준비하는 것 외에도 여러 형태의 음식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궁궐의 잔치인 연향에 쓰일 음식, 왕이 신하들의 공을 치하하기 위해 내려 주는 음식, 특별한 날에 마련하여 먹는 그날의 음식, 노인에게 베풀어 주는 양로연·제사를 위해 준비하는 음식 등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또한 다양한 분류의 많은 인원이 필요했습니다. 일상적인 수라의 준비도 왕의 음식을 만드는 주방, 세자의 음식을 만드는 주방, 왕실 각 처소의 음식을 만드는 주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당대 왕의 각 처소마다 어느 처소의 주방은 밑반찬이 맛있고 어느 처소의 주방은 떡이 맛있으며 어느 처소의 주방은 별식을 잘한다는 등의 평가가 있어 그 처소의 음식을 필요한 때에 선물하기도 하고 서로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각 처소에서 필요한 식재료의 양과 요리에 필요한 기물을 보급하는 수량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궁궐의 음식을 담당하는 총책임 부서는 ‘이조(吏曹)’였습니다. 이조는 궁궐의 음식을 담당하는 내시부(內侍府)와 사옹원(司饔院)을 산하 부서로 두고 있었습니다. 내시부는 궁궐 안의 음식을 감독하는 일과 음식을 만드는 상궁 나인을 관할하였습니다. 사옹원은 주원(廚院)이라고도 부르는데 음식을 만드는 직접적인 부서입니다. 사옹원에서는 왕실에 소용되는 식재료와 왕의 건강 상태를 점검한 후, 식단을 관리하고 예제에 따른 반찬 수를 결정하였습니다. 또한 임금이 명하여 음식을 나누는 공궤(供饋), 호궤(犒饋)를 담당하였습니다.
궁궐 음식에 관한 일은 예조(禮曹)에서도 관여하였는데, 산하 부서로 전향사(典享司)를 두어 제사와 연향에 쓰이는 일부 음식을 담당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음식의 식재료를 조달하거나 관리하는 여러 조직이 있었습니다. 왕과 왕실의 일상 음식을 만드는 주방을 ‘소주방’ 또는 ‘수라간(水剌間)’이라고 불렀습니다.
수라간(水刺間)
수라간이란 왕이 먹는 음식을 ‘수라’라고 한 데서 기인했습니다. 수라는 ‘siüla’라는 몽골계 언어로, 요리·밥을 뜻한다고 합니다. 수라(水刺)의 음을 한자로 차용해서 쓴 ‘수날’과 ‘수자’는 수라를 표기할 때 혼용되고 있는 한자어입니다. 문헌 사료의 원문을 찾아보면, 음식과 관계되는 때에는 대부분 ‘수날’을 쓰고 있습니다. ‘수자’는 문장 전후에 군사와 관련된 내용이나 용어가 함께 들어 있을 때 한자 ‘자(刺)’를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자’를 ‘진지’에 해당하는 수라로 쓰는 것은 잘못된 표기이거나 번역할 때 생긴 오류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합니다.
궁궐 음식을 담당하던 소주방과 수라간은 사료에서 활동 기록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내시부, 사옹원과 같이 하는 일에 관한 조직 체계나 업무 내용을 파악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다만 소주방과 수라간이 모두 왕실의 음식을 만드는 부엌을 지칭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소주방과 수라간은 엄밀히 다르게 해석되고 있었습니다. 「동궐도(東闕圖)」상에서는 소주방과 수라간을 구별하여 명칭을 표기하였고, 같은 의궤의 내용 안에서도 수라간과 소주방을 구별하여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주방(燒廚房)은 한자 표기가 보여 주는 의미대로, 불을 쓰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소주방(燒廚房)’이라는 용어가 쓰이지 않고 ‘소주방(小廚房)’이라 쓰거나(『중종실록』 22년 4월 3일) ‘주방(廚房)’ 또는 ‘내주(內廚)’로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 이외의 의궤, 문집, 「동궐도」 등에는 ‘소주방(燒廚房)’을 쓰고 있고, 다른 문헌 사료에서는 그저 ‘주방(廚房)’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어느 것이 정확한 명칭인지 알 수 없습니다.
조선시대 부엌의 다른 명칭
이외에도 궁중의 음식을 만드는 부엌의 명칭은 더 있습니다.
▶‘내주(內廚)’ 는 왕과 왕후, 대비 등을 위한 음식 만드는 곳을 지칭합니다.
▶‘천주(天廚)’는 신하들이 왕이 내려 주신 음식을 먹으며 그 음식을 만든 곳을 지칭합니다.
▶‘어주(御廚)’ 는 왕의 음식을 만드는 곳을 직접 지칭합니다.
▶‘선주(仙廚)’ 절기상 먹는 특별한 날의 음식을 만든 곳을 지칭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많은 용어들이 모두 다른 부엌을 지칭하는지, 그저 상징적인 의미로 부르는 명칭인지, 위와 같이 분류했지만 실제로는 통합되어 사용되는 것인지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설리방(薛里房), 생과방(生果房), 연향색(宴享色), 반선색(盤膳色), 잡물색(雜物色), 미면색(米糆色) 등과 같이 음식의 종류에 따라 나뉜 명칭도 있습니다.
또 ‘설리’, ‘각색장’, ‘대령숙수’ 등은 수라간 상궁·나인과 더불어 음식을 만들고 조달하는 요리사의 명칭이었습니다.
수라간
『조선왕조실록』의 기사를 정리해 보면, 수라간은 조선초기부터 쓰였던 왕실 부엌의 명칭이었습니다. 소주방은 ‘소주방(小廚房)’으로 쓰이며 각 전각에 딸린 작은 주방을 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각 전각에 딸린 작은 주방은 대체로, 만들어진 음식을 데우거나 가벼운 음식을 즉석에서 마련하였고 식기 등을 비치하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사용하는 정도의 공간이었습니다. 즉 왕이 음식을 물리고 난 뒤에 그 상을 처리하는 퇴선간과 비슷한 규모와 의미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수라간과 소주방을 구별하면서, 각 처소에 딸려 있고 일상적이며 즉석에서 해 먹는 음식, 즉 불을 사용하여 음식을 조리하고 익히는 곳은 ‘소주방(燒廚房)’으로, 왕의 이름으로 주도되는 일상의 음식과 연향 음식을 계획하고 담당하는 곳을 수라간으로 부르다가, 나중에는 수라간과 소주방을 통칭하거나 혼용하여 사용한 것이 아닌가 추측합니다.
『[영조정순후]가례도감도청의궤([英祖貞純后]嘉禮都監都廳儀軌)』를 살펴보면, 주방·내소주방·외소주방·수라간 등 각각의 명칭이 나옵니다. 크게 주방과 수라간을 나누어 분석해 보면, 조리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건축 재료와 조리용 땔감 등을 말할 때 ‘주방’이라고 언급하고, 조리를 하기 위한 기물들의 소용품을 말할 때는 ‘수라간’을 쓰고 있습니다. 주방과 수라간은 음식을 만드는 공간과 기획하는 곳의 차이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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