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松片)은 쌀가루를 익반죽 하여 콩, 깨, 밤 등 다양한 재료의 소를 넣고 반달모양으로 빚어 찐 떡으로 쌀가루에 섞는 재료에 따라 이름이 다릅니다. 송편은 추석 명절에 햅쌀로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오려송편(早稻松片)이라 한다. ‘오려’란 올벼를 뜻하는 말로 그해 추수한 햅쌀을 가루 내어 떡을 빚어 조상님께 차례를 지냈습니다. 솔잎과 함께 쪄 내므로 송병(松餠) 또는 송엽병(松葉餠)이라고도 부르는데 추석 며칠 전에 연하고 짧은 참솔잎을 뜯어 깨끗이 손질해 두었다가 송편사이에 깔고 찌면 떡에 솔잎의 향이 자욱하게 배어들어 은은한 솔향기와 함께 가을 산의 정기를 한껏 받아 건강해진다고 여겼습니다.
추석의 대표적인 음식인 송편입니다. 송편은 원래 송병이라고 불리었었습니다. 소나무 송과 떡 병자를 써서 송병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송편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추석이 되면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송편을 빚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송편은 반달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왜 반달 모양의 송편을 많이 만들까요?
반달송편의 유래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660) 은 해동증자(海東曾子)라 불릴 정도로 효자이며 형제간의 우애도 두터웠습니다. 영토를 넓히려 다른 나라를 정복하려는 시도를 하는 등 나라번영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럼에도 백제가 멸망되는 것을 막지 못한 불운한 왕이었습니다.
백제 의자왕 통치 시절 656년 6월, 의자왕은 평소처럼 호화롭게 치장된 침소에 누웠습니다. 유난히 잠에 들지 않아 뒤척거리다가, 겨우 선잠에 들었습니다. 축시(丑時)쯤 되었을때. 의자왕의 귓가에 수상한 바람 소리 같은 것이 들렸습니다. 순간 온몸에 한기가 들고 눈이 번뜩 뜨고 순간 본능적으로 바깥으로 나갑니다. 새벽의 공기는 하늘의 달만큼 차가웠습니다. 내관과 시녀들은 꾸벅꾸벅 졸다가 한밤 중에 왕이 침소에서 나오자 깜짝 놀랍니다. 왕이 서늘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니, 이상하게도 하늘에는 허연 것이 도깨비불 마냥 날아다녔습니다. 무엇인지 형체조차 알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바람처럼 허공을 휘젓고 다니다가 대뜸 귀신 소리를 내면서 “백제가 망한다! 백제가 망한다!” 이런 소리를 크게 외치더니 왕의 침전 옆 쪽 땅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같은 해괴한 일에 왕은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내관 들은 굳은 표정으로 변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곧이어 왕은 마치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다시 침소에 듭니다. 다음 날, 왕은 의관을 갖추자마자 어제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이 숨어든 곳을 밝혀보라고 명합니다. 한 식경(食頃)이 지난 후 내관이 거북이 한 마리를 가지고 왕을 알현을 청합니다. 석자 가량을 그 장소를 파보니 이 거북이가 나왔다고 고했습니다. 거북이를 들여다보니 등껍질에 문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백제는 달과 같이 둥글고 신라는 달과 같이 새롭다.’ 왕은 이 문구를 보고 멈칫했습니다. 그리고 무당을 들이라 명하고 무당은 정황을 듣고 나서 망설임 없이 고했습니다.
'' 백제는 이미 가득 찬 달이니 그 운을 다했고, 신라는 달과 같이 새롭게 차오를 것이라는 뜻이옵니다."라고 무당이 말했습니다.
의자왕은 크게 노하여 무당을 사형에 처하라 명했습니다. 모두들 부당한 처사라 생각했으나 애써 그런 낯빛을 감추었습니다. 말 한마디 잘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할 무당을 아무도 구명하지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의자왕은 641년 즉위하고 3년이 지나 신라의 40여 성을 빼앗고, 고구려, 당나라와 화친을 맺는 등 나라의 영토를 넓히는 데 신심을 다했던 것입니다. 무당은 초연하게 끌려 나갔고 조정의 공기는 더욱 무거워지고 이때 한 신하가 "거북이 등에 적혀 있는 문자는 기실 이런 뜻이 아닌가 하옵니다. 백제는 가득 찼으니 번성한 것이고, 신라는 달과 같이 새로운 것은 그만큼 변덕이 심하여 날로 쇠약해진다는 뜻이 아닐는지요."라고 신하가 고했습니다.
모두 왕의 표정을 곁눈질하며 눈치를 살폈습니다. 왕은 잠시 고심하는 표정을 짓더니 어떠한 언사도 없이 성큼성큼 걸어 나갔습니다. 이 해괴한 일은 발 없는 말처럼 퍼져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백제로 퍼지더니 이내 신라의 장터에도 이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백제 사람들은 신하의 말이 맞다 하고, 신라 사람들은 무당이 옳다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추석이 되어 신라 사람들은 떡으로 무당의 말을 증명하자며 반달의 모양을 따서 떡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반달을 쏙 빼닮은 떡을 만들며 사람들은 신라가 더욱 번창하기를 빌었습니다. 이 떡이 우리가 지금 먹는 송편의 시초라고 전해집니다.
반달송편의 유래는 옛날에 농경 사회에서 달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달의 변화에 따라 시간을 예측하고, 이에 맞추어 농사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중요한 달의 모양을 본떠 자연스럽게 송편을 빚게 되었던 것입니다. 소를 넣기 전에는 보름달 모양이고 소를 넣고 접으면 반달 모양이 되니, 송편 한 개에 보름달, 반달 모양을 모두 담아 달의 발전과정과 변화를 송편에 담았다는 유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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