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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신선로(열구자탕)의 유래

by 달러박스 202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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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로는 원래 궁중에서 먹었던 음식입니다.  신선로에 들어가는 재료도 많고 그릇도 흔하지 않아 궁중에서는 연회 때 먹었던 음식입니다. 서민들은 잔치 때만 만들어 먹었습니다. 신선로의 맛이 좋아 입을 즐겁게 한다는 뜻에서 열구자탕(悅口資湯)이라고 불렸을 만큼 호화로운 것이 특징입니다. 신선로에는 쇠고기, 간, 천엽, 돼지고기, 꿩, 닭, 전복, 해삼, 숭어 등 약 25가지 종류의 고급 재료가 들어갑니다.

신선로의 유래


중국의 훠궈르란 냄비가 수입되어 그 그릇의 쓰임새를 잘 활용하여 한국의 최고 음식으로 만든 것이 신선로라 할 수 있습니다. 신선로의 기원은 고문헌에 의하면 여러 가지가 입니다. 신선로의 원래 이름은 열구자탕이며, 맹자의 말 중에 “오히려 추환이 나의 입을 즐겁게 한다.”에서 열구는 음식이 입에 맞는다는 뜻이고 그 말을 본떠서 열구자탕은 ‘입에 맞는 맛있는 국’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자세히 그릇모양과 조리법이 나타난 문헌은 1700년대 한문 요리서인 『수문사설(謏聞事說)』입니다. “끓이고 익히는 기구가 별도로 있습니다. 큰 합과 같은 모양에 발과 아궁이가 달려있습니다. 합 가운데에 둥근 통이 세워져 있는데 뚜껑의 바깥까지 높이 나와 있고 뚜껑은 중심에 구멍이 있어 원통이 위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이 원통 안에 숯불을 피우면 바람이 아궁이로 들어가고 불길은 뚜껑 위의 구멍으로 나갑니다. 이 합의 둘레에 돼지고기, 생선, 꿩, 홍합, 해삼, 소의 양, 간, 대구, 국수, 고기, 만두 등을 돌려놓고 파, 마늘, 토란을 고루 섞어놓은 다음 맑은 장국을 넣고 끓이면 각 재료에서 국물이 우러나와 맛이 매우 좋아요. 몇 사람이 둘러앉아 젓가락으로 집어먹고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데 뜨거울 때 먹어요. 이 음식은 모여 앉아 회식하기에 아주 적당합니다. 

 

정희량/ 신선로

『송남잡지』 열구지조에서 “나부영 노인이 여러 음식을 잡팽한 것을 골동갱이라 하였고 …… 이것이 지금의 열구지이다. 그리고 이 냄비를 화호 또는 신선로라 한다.”라고 했으며, 『동국세시기』에는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무, 외, 훈채, 계란을 섞어 장탕을 만든다. 이것을 열구자 또는 신선로라 하는데 중국의 난로회에서 온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조선요리학』에 기록된 신선로의 유래는 조선시대 연산군(1476~1506)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시문에 능하고 음양학에 밝은 정희량이라는 사람은 스스로 점을 쳐서 자신의 운명과 수명을 미리 알고 일찍이 속세를 피해 은둔할 뜻을 품었습니다. 임금의 눈 밖에 나 귀양을 다녀온 후에는 깊은 산중에 들어가 버렸는데 전국을 방랑하면서 신선처럼 살았다고 합니다. 정희량은 화로를 하나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거기에다 여러 가지 채소를 한데 넣어 익혀 먹곤 했습니다. 그가 신선이 되어 속세를 떠나간 뒤에 세상 사람들이 그 화로를 신선로라고 불렀다는 것입니다. 

눈이 즐거운 음식/ 입이 즐거운 음식/ 신선로

신선로는 들어가는 재료가 호화로운 만큼 만드는 방법 역시 까다롭기 그지없습니다. 먼저 삶은 고기와 날고기를 밑에 깔고 그 위에 생선, 고기, 천엽, 미나리, 달걀, 버섯 등을 일일이 전으로 부쳐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 조화롭게 담아요. 잣과 호두, 은행을 그 위에 얹어서 마무리하는데 담백한 육수를 부어서 즉석에서 끓여 먹어요. 신선로틀 가운데에는 둥그런 칸이 있습니다. 여기에 잘 피운 숯을 넣으면 그 열에 의해 재료들이 익을 뿐만 아니라 먹는 동안 음식의 온도가 그대로 유지합니다. 이렇게 형형색색으로 만든 신선로는 눈이 즐거운 음식이며, 신선로를 말하는 열구자탕이 입이 즐거운 음식이라는 뜻입니다. 눈과 입이 즐거운 음식으로 전통음식 중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빈만찬용/ 신선로

화려한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 신선로는 국빈 만찬에 단골로 등장하는 음식입니다. 만찬 도중 실내조명을 모두 끄고 1인용 신선로 수십여 개를 동시에 내놓는 장면을 연출하면 어두운 실내에 숯불이 핀 신선로가 들어서는 모습 자체가 독특한 퍼포먼스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이름/ 신선로

『수문사설』에는 ‘열구자탕’, 『송남잡지』에는 ‘열구지’, 『규합총서』·『시의전서』·『해동죽지』·『동국세시기』에는 그릇 그대로 ‘신선로’라 불렀습니다. 
◈ 참고로, 그릇 이름이 요리명으로 된 것으로는 구절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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