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간( 水刺間 )의 수라(水刺)는 원래 몽고어(蒙古語)로서 탕미(湯味)를 뜻하며, 수라를 짓는 주방(廚房)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으로 반상차림에서 일반상차림을 밥상이라고 하고 웃어른에게 차리는 상은 진지상이라고 하였습니다. 임금님이 드시는 밥상은 수라상으로 12첩반상으로 차렸습니다.
수라상에 차린 음식들은 조선 팔도에서 바친 가장 좋은 농산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좋은음식을 드시고 나라를 잘 다스려 달라는 뜻입니다. 흉년이 들어 백성이 어려움에 처하면 왕은 명령을 내려 수라상의 반찬 수를 줄였다고 합니다. 백성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겠다는 뜻입니다.
왕이 식사할 때는 보통 세 개의 상이 차려집니다. 왕 앞에 크고 둥근 밥상인 대원반이 놓이고, 그 옆에는 음식에 독이 들었는지 검사하는 기미 상궁의 작고 둥근 밥상인 소원반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원반 앞에는 왕의 식사를 돕는 수라 상궁의 네모난 밥상인 책상반이 있습니다. 책상반에는 채소, 달걀, 고기 등이 있어 그 자리에서 찌개 전골을 만들어 왕에게 바칩니다. 왕은 기미 상궁이 음식을 조금씩 덜어 먹어 독이 없음을 확인하면 수저를 들어 동치미 국물을 떠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선시대 수라간
궁중 음식을 만드는 수라간은 왕이 있는 대전, 왕비가 있는 왕비전(내전), 대비가 있는 대비전, 세자가 있는 세자궁, 세자빈이 있는 세자빈궁 등에 따로 있었습니다. 음식은 주방장인 종 6품 '재부' 밑에 종 7품 '선부(반찬 담당)' '종 8품 조부(조리 담당)' '정 9품 임부(화열 담당)' '종 9품 팽부(끓이는 일 담당)' 등 왕실 요리사들이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숙수'라고 불렀습니다. 숙수들은 종을 거느리고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숙수'와 '각색장'
왕실 요리사들 모두를 '숙수'라고 불렀습니다. 숙수들은 종을 거느리고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종들은 '각색장'이라고 해 저마다 분야별로 맡은 일을 했습니다. 물 끓이는 탕수색, 생선 굽는 적색, 고기 굽는 자색, 술 만드는 주색, 차 끓이는 다색, 음식 찌는 증색, 밥상 차리는 삼배색, 불 밝히는 등촉색, 밥 짓는 반공, 두부 만드는 포장, 떡 만드는 병공, 그릇 관리하는 성상, 물 긷는 수공, 청소하는 수복 등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다양하고 분업화가 철저한 조선시대였습니다.
수라간에서 일하는 사람은 대부분 남자였습니다. 궁중에서 음식 만드는 일이 여자가 맡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탕 하나를 끓여도 서너 시간이 걸릴 만큼 고된 작업이었고 하루에도 네다섯 번씩 숨돌릴 틈 없이 숯을 피워 요리해야 했기 때문에 여성들은 대부분 상을 차리거나 나르는 등 간단한 일을 맡았다고 합니다.
사극드라마가 우리의 관념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지만 조선시대 수라간의 대부분의 쉐프는 남자였습니다. 그리고 그이름은 '숙수'라고 합니다.
전통 상차림. 반상차림. 반상차림종류. 반상기명.상차리는법
조선시대 요리사 신분은 공노비. 최초의 궁중요리식당'명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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