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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섣달 그믐 음식. 비빔밥(골동반). 비빔밥명칭 변화

by 달러박스 2023.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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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고 비비는 한국 요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비빔밥의 유래와 명칭의 변화 그리고 비빔밥의 영양적 가치를 소개하겠습니다.

비빔밥은 ‘밥에 나물, 고기, 고명, 양념 등을 넣어 참기름과 양념으로 비빈 밥’을 말합니다. 일품요리로서 가장 영양소 배합이 잘 된  대표 음식입니다. 비빔밥 한 그릇으로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음식 가운데 기내식으로 처음으로 등장한 음식은 아마도 비빔밥일 겁니다. 비빔밥은 우리 국내 항공사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외국 항공사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비빔밥이 외국에서도 인기가 좋은 것입니다. 마이클 잭슨이 비빔밥을 좋아했다는 것은 아주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 덕에 비빔밥이 세계에 많이 알려졌지요. 그런가 하면 일본인들은 ‘비빈바’로 읽으면서 이 음식을 아주 좋아합니다.

 

비빔밥을 보면 한국인들은 섞는 것을 유달리 좋아합니다. 전 세계에 한국인들처럼 이렇게 섞어서 비비고 끓이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국 음식처럼 찌개나 탕, 전골 등 여러 가지를 섞어서 끓이는 음식이 발달한 음식도 없으리라는 생각입니다. 이런 섞는 음식 가운데 대표가 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은 원래 골동반(, 혹은 ) 혹은 화반()이라 불렸는데 골동반의 경우 한자는 ‘어지럽게 섞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빔밥은 그리 오래된 음식은 아닙니다. 비빔밥이 처음으로 등장한 문헌은 1800년대 말엽에 간행된 [시의전서]라는 조리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지럽게 섞는다’는 것은 잘 지은 밥에 몸에 좋은 온갖 채소와 약간의 소고기, 그리고 여기에 고추장이나 간장을 넣어 섞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섞기 전의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은 지방마다 다릅니다. 즉 콩나물(혹은 숙주)이나 도라지, 고사리 같은 나물과 양념해 잘 볶은 소고기(혹은 육회),  청포묵, 거기에 달걀입니다. 사실 비빔밥은 이보다 더 화려한데 그 때문에 백화요란(), 즉 ‘온갖 꽃이 불타오르듯이 찬란하게 핀다’고 표현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비빔밥을 화반, 즉 ‘꽃밥’이라고 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비빔밥의 유래

비빔밥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습니다.

 농번기 음식 설- 전통사회에서 진행된 다양한 제사와 의식 때 상위에 차려 놓은  음식을 조상신 등과 함께 나누어 먹는다는 의식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동학 농민군 설- 동학 농민군이 그릇이 충분치 않아 여러 음식을 한데 비벼 먹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임금 몽진 음식 설-고려 시대 몽골의 침입으로 임금이  피난 중 수라상에 올릴만한 음식이 없어하는 수없이 밥에 몇 가지 비벼 올렸다는 설이 있습니다.

 섣달그믐 음식 설-섣달그믐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묵은 해의 남은 음식을 없애기 위하여 묵은 나물과 밥을 비벼 먹었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궁중 음식 설-조선시대 임금이 먹는 밥을 일컫는 수라에는 흰수라, 팥수라, 오곡수라, 비빔 등 4가지가 있는데 비빔밥은 점심때나 종친이 입궐하였을 때 먹는 식사였다는 설이 있습니다.

 

비빔밥의 명칭의 변화

1) 골동 지반

조선 23대 임금인 순조(純祖) 때 홍석모가 저술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1849년)의 동지 달 편에  "骨董之飯"(골동지반)이란 말이 있습니다.

2) 부뷤밥

양반가 음식 책의 대표적인 것으로 작자미상 필사본인  시의전서(是議全書, 1800년대 말엽)에는 한자로 골동반[骨董飯, 汨董飯]이라 쓰고, 한글로 ‘부븸밥’이라 쓰여있습니다.

3) 부빔밥

1913년 초판 발행된 이래 1939년 증보 9판까지 나온 방 신영씨가 저술한 조선 요리 제법에서는 부빔밥이라 쓰여 있습니다.

4) 비빔밥

현재, 비빔밥이라는 명칭으로 쓰입니다.

비빔밥의 영양성분

비빔밥의 영양적 가치를 높이는 것으로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사용하여 비타민, 무기질, 식이 섬유소의 공급원이 되고 계란, 고기, 두부, 해산물은 양질의 단백질로 철, 마그네슘, 미네랄, 비타민K를 함유하고 있다.

나물을 볶을 때 사용하는 콩기름이나 참기름, 고명으로 사용하는 호두나 잣 등은 지방의 대부분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이 비빔밥이 각광을 받는 이유 중에 하나는 우선 재료들의 구성에 있습니다. 음식학자들은 보통 가장 좋은 건강식을 말할 때 채소와 고기의 비율이 8대 2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비빔밥은 채소가 조금 많지만 이 비율에 근접합니다. 고추장을 넣고 비비는 것으로 비빔밥입니다. 비빔밥은 두 가지 맛이 제대로 나야 최고의 비빔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아무리 여러 가지 재료를 넣었더라도 이 재료 고유의 맛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만일 각 재료들이 맛을 잃는다면 비빔밥 안에 들어갈 의미가 없습니다. 각 재료들은 고추장과 잘 섞여 자신만이 갖고 있는 맛을 내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비빔밥은 이 다양한 재료들이 섞여 새로운 상위의 맛을 내야 합니다. 이 새로운 맛을 내기 위해 고추장 같은 소스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때 고추장(혹은 간장)은 각 재료들을 엮어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촉매에는 참기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어떻든 비빔밥은 바로 이 두 맛, 즉 각 재료들의 고유한 맛과 그것이 합쳐져 나오는 상위의 맛이 제대로 나야 진짜 비빔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빔밥이라는 음식이 그냥 아무 거나 넣고 별생각 없이 비벼 먹는 음식이 아니라 이와 같이 매우 섬세한 음식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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